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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오 리치와 중국 선교— 동서양 문명이 만난 위대한 대화 예수회 선교 · 동서 문명 교류 · 세계사망원경과 수학책을 들고 중국 황제의 궁정에 선 한 이탈리아 수사제, 그가 건넨 것은 지식이었고 그가 전하려 한 것은 복음이었다 닫혀 있던 제국, 열리지 않는 문16세기 후반,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자부심 넘치는 제국이었습니다. 명나라(明朝)는 스스로를 천하의 중심, 즉 중화(中華)라 불렀고, 황제는 하늘의 아들(天子)이었습니다. 만리장성으로 북방을 막고, 해금(海禁) 정책으로 외부와의 교류를 엄격히 통제했습니다. 유럽의 어떤 나라도 조공 관계가 아닌 대등한 외교 관계를 명나라와 맺을 수 없었고, 외국인이 중국 내륙 깊숙이 들어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가톨릭 선교사들도 이 벽 앞에서 번번이 막혔습니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는 1552년 중국 본.. 2026. 3. 13.
라틴아메리카 선교와 원주민 사회— 복음과 정복 사이, 살아남은 신앙의 이야기 라틴아메리카 · 가톨릭 선교 · 원주민 역사십자가가 대륙에 꽂히던 그 날부터 오늘까지, 원주민의 땅에서 신앙은 어떻게 뿌리내리고 상처 입고 또 꽃을 피웠는가 정복 이전의 세계 — 거대하고 찬란했던 문명들스페인 정복자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내딛기 전, 그곳에는 이미 찬란한 문명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멕시코 고원에는 아즈텍 제국(Mexica Empire)이 수도 테노치티틀란을 중심으로 약 500~1,000만 명의 인구를 거느리며 번성하고 있었습니다. 테노치티틀란은 당시 유럽 최대 도시인 런던이나 파리보다 훨씬 큰 인구를 가진 곳으로, 정교한 운하망, 거대한 신전 피라미드, 체계적인 시장 제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한 남아메리카에는 잉카 제국(Tawantinsuyu)이 현재의 페.. 2026. 3. 12.
스페인·포르투갈과 세계 확장— 대항해 시대와 가톨릭 선교의 빛과 그림자 대항해 시대 · 가톨릭 선교 · 세계사두 이베리아 왕국이 바다를 건너 세계를 나누고, 복음과 칼이 함께 새 땅을 밟았던 거대한 시대의 이야기 바다로 향한 두 왕국의 야망15세기 초, 유럽의 서쪽 끝 이베리아 반도에 자리한 두 왕국이 바다를 향해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었습니다. 이 두 나라가 대항해 시대(Age of Exploration)의 주역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지리적으로 대서양과 맞닿아 있었고, 수백 년에 걸친 이슬람 세력과의 전쟁(레콩키스타, Reconquista)을 통해 강인한 전사 문화와 강렬한 십자군적 신앙이 사회 전체에 깊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1492년 1월, 이슬람 마지막 거점 그라나다를 수복한 스페인의 페르난도와 이사벨 공동왕은 그 여세를 몰아 곧바.. 2026. 3. 11.
십자가의 성 요한과 내적 영성— 어둠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길 가톨릭 영성 · 신비신학 · 세계사감옥의 어둠 속에서 쓴 시 한 편이 어떻게 가톨릭 신비신학의 정수가 되었는가 시대의 어둠, 한 인간의 어둠1542년, 스페인의 작은 마을 폰티베로스(Fontiveros)에서 후안 데 예페스 이 알바레스(Juan de Yepes y Álvarez)라는 이름의 아이가 태어납니다. 훗날 우리가 십자가의 성 요한(San Juan de la Cruz)이라 부르게 될 이 인물은, 태어나면서부터 시련과 함께했습니다. 아버지는 그가 두 살 무렵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세 아들을 이끌고 궁핍한 유랑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형 중 한 명은 굶주림과 병으로 어린 나이에 죽었습니다.그가 살았던 16세기 중후반의 스페인은 화려함과 억압이 공존하던 시대였습니다. 펠리페 2세의 치세 아래 스페.. 2026. 3. 10.
카르멜 개혁과 성녀 테레사— 기도로 교회를 새롭게 한 위대한 여성 가톨릭 영성 · 카르멜 개혁 · 세계사제도도 권력도 없었던 한 수녀가 어떻게 스페인을, 그리고 교회 전체를 흔들었는가16세기 스페인,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서1515년, 스페인의 아빌라(Ávila)라는 작은 도시에서 한 소녀가 태어납니다. 테레사 데 세페다 이 아우마다(Teresa de Cepeda y Ahumada), 훗날 온 세계가 성녀 테레사 데 아빌라(Santa Teresa de Ávila)라 부르게 될 이 여인입니다. 그녀가 태어난 해는 공교롭게도 성 필립보 네리가 피렌체에서 태어난 바로 그 해이기도 합니다. 16세기 가톨릭 개혁의 두 별이 같은 해에 세상에 나온 것입니다.당시 스페인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이었습니다. 카를 1세(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의 치세 아래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 2026. 3. 9.
성 필립보 네리와 내적 개혁— 기쁨으로 세상을 바꾼 성인의 이야기 가톨릭 영성 · 내적 개혁 · 세계사칼이 아닌 웃음으로, 강요가 아닌 사랑으로 로마를 변화시킨 한 사제의 생애16세기 로마, 개혁이 필요했던 시대성 필립보 네리(San Filippo Neri, 1515~1595)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가 살았던 시대를 함께 들여다봐야 합니다. 16세기 유럽은 그야말로 격동의 세기였어요. 1517년 마르틴 루터가 95개 논제를 발표하며 종교개혁의 불꽃을 당겼고, 그 불길은 순식간에 독일을 넘어 스위스, 프랑스, 영국까지 번져나갔습니다. 칼뱅의 개혁주의, 잉글랜드 국교회의 분리, 후스파와 재세례파의 도전 등 가톨릭 교회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비판과 분열의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1527년에는 로마 약탈(Sacco di Roma)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신성로마제국의.. 2026.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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