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서 유럽의 오래된 성당을 보면 "그 나라의 역사가 이 건물 안에 있구나" 싶을 때가 많죠.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같은 이야기를 품은 성당들이 있습니다. 국가가 문화재로 지정해서 보호하는 성당들인데요, 이 성당들을 알고 나면 한국 천주교가 걸어온 시련의 길이 건축물로 눈앞에 펼쳐져요. 오늘은 문화재로 지정된 한국 성당들을 사적과 국가등록문화재로 나누어, 세계사 흐름과 박해의 역사까지 편하게 풀어볼게요.

1) 사적과 국가등록문화재, 뭐가 다를까?
먼저 용어부터 정리할게요. 사적은 국가가 지정하는 문화재 가운데 역사적으로 특별히 기념할 만한 지역과 시설물을 가리킵니다. 반면 국가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가 아닌 것 중에서 만들어진 지 50년 이상이 지났고,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한 문화재를 말해요. 가톨릭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성당과 가톨릭교회의 종교·교육시설은 42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적은 '대표 선수', 등록문화재는 '지역과 생활 속에 폭넓게 남은 유산'이라고 이해하시면 편해요.
2) 사적으로 지정된 성당들
가톨릭신문 기사에 따르면 1892년에 지어진 서울 약현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교회 건축이고, 1977년 사적 제252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박해 시대에 많은 순교자를 낸 서소문 밖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세워졌다는 점이 큰 의미로 꼽혀요. 1898년에 완공된 명동대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벽돌 성당이자 고딕식 구조로 지어진 가치를 인정받아 같은 해에 사적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약현성당의 양식은 자료에 따라 로마네스크와 고딕으로 다르게 설명되니, 인용하실 때는 국가유산 공식 설명을 확인해 주세요.)
이후 인천 답동성당, 대구 계산성당, 전주 전동성당과 나바위성당, 서울 예수성심성당, 용산신학교도 사적으로 등록되었습니다. 계산성당은 사적 제290호이고, 1898년에 본당이 세워졌다고 알려져 있어요. 전주 전동성당은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했던 풍남문 밖 순교터에 세워진 성당인데, 국가유산 설명에 따르면 프랑스 신부 위돌박(보두네)이 설계와 감독을 맡았고 1914년에 착공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박해의 현장 위에 성당이 올라갔다는 사실이 이 건물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요.
3) 국가등록문화재로 만나는 이야기들
등록문화재 쪽에는 건축미만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곳이 많습니다. 2016년 등록된 소록도 병사(2번지)성당은 한센인들이 공사에 직접 참여해 지은 성당으로, 한센인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영적 공간이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어요. 수원교구의 고초골공소와 안동교구의 영해공소는 각각 2018년과 2019년에 등록되었는데, 근대기에 천주교가 전파되고 정착해 간 과정을 보여 줍니다. 최근에는 안성 미리내성지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기념성당도 등록문화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4) 박해의 시대를 지나 세워진 성당들
한국 천주교는 1784년 이승훈 베드로가 베이징에서 세례를 받고 돌아온 일을 계기로 공동체가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이후 신유박해(1801), 기해박해(1839), 병인박해(1866)를 거치며 많은 신자가 순교했고, 살아남은 이들은 산골 교우촌에서 신앙을 지켰어요. 조선이 1876년 강화도조약에 이어 1886년 프랑스와 조불수호통상조약을 맺은 뒤에야 서양 선교사들이 지은 성당이 본격적으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문화재로 지정된 성당들은 대부분 박해가 끝난 뒤 지어졌고, 건축사와 교회사를 함께 증언하는 자료가 됩니다.
5) 세계사 속에서 보는 성당 문화재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성당 건축물이 곧 그 나라 역사의 상징이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이 찾는 문화유산이에요. 20세기에 세계대전으로 수많은 유산이 파괴되자 인류 공동의 유산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고, 197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이 채택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성당 문화재 지정도 이런 큰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우리 성당들은 규모는 작아도, 근대 서양 건축이 동아시아에 들어와 뿌리내린 과정을 보여 주는 소중한 사례입니다.
6) 문화재 성당을 방문할 때의 작은 약속
문화재로 지정된 성당도 여전히 미사를 드리는 신앙의 공간이에요. 미사와 전례 시간에는 정숙을 지키고, 사진 촬영은 안내에 따라 해 주세요. 감실 앞에서는 가볍게 절하는 예절을 지켜 주시면 더 좋고요. 벽이나 시설물은 함부로 만지지 않는 것이 보존에 동참하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정리하면, 문화재로 지정된 한국 성당들은 아름다운 건물이면서 동시에 수많은 시련을 이겨낸 신앙 공동체의 기록입니다. 다음에 오래된 성당 앞을 지나게 되면, 그 벽돌에 쌓인 시간을 잠깐 떠올려 보세요.
시간 순서 도표: 문화재 성당의 배경이 된 역사
| 연도 | 사건(시간 순서) |
|---|---|
| 1784년 | 이승훈 베드로가 세례를 받고 돌아와 조선 천주교 공동체가 형성됨 |
| 1801년 | 신유박해로 조선 천주교가 큰 시련을 겪음 |
| 1839년 | 기해박해로 많은 신자와 선교사가 순교함 |
| 1866년 | 병인박해로 대규모 탄압이 이어짐 |
| 1886년 | 조선과 프랑스가 조불수호통상조약을 맺어 신앙 활동의 여건이 점차 열림 |
| 1892년 | 서울 약현성당 건립,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교회 건축으로 평가됨 |
| 1898년 | 명동대성당 완공, 대구 계산성당 본당 설립 |
| 1914년 | 전주 전동성당 착공(국가유산 설명 기준) |
| 1972년 |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 채택, 문화유산 보호의 국제적 틀이 마련됨 |
| 1977년 | 약현성당(사적 제252호)과 명동대성당이 사적으로 지정됨 |
| 2016년 | 소록도 병사(2번지)성당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됨 |
| 2018년 | 수원교구 고초골공소가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됨 |
| 2019년 | 안동교구 영해공소가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됨 |
참고문헌·참고 사이트
아래 자료를 참고해 사실을 확인하고, 문장은 직접 정리했습니다.
- 가톨릭신문, "[기획] 천주교 알리미 역할 '톡톡'… 문화재 지정된 성당들"(2023년 3월 26일자)
- 국가유산청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전주 전동성당 항목)
- 국가유산청 국가문화유산포털(약현성당, 명동대성당, 계산성당 등 항목)
-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 공식 사이트(한국 교회사 자료)
-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세계유산협약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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