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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교회의 가르침과 영성

성 보나벤투라의 영성 신학과 프란치스코 영성의 꽃

by 기쁜소식 알리기 2025.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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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벤투라의 생애와 프란치스코 영성의 계승

1221년 이탈리아 바뇨레조에서 태어난 조반니 피단차는 어린 시절 중병에 걸렸을 때 성 프란치스코의 전구로 기적적으로 치유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그는 프란치스코회에 입회하여 보나벤투라라는 수도명을 받았습니다. 보나벤투라는 파리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며 당대 최고의 지성인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동시대 인물로서 같은 해에 파리 대학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두 사람은 평생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1257년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프란치스코회 총장으로 선출된 그는 회의 정체성과 영성을 지키면서도 지적 전통을 발전시키는 균형잡힌 리더십을 발휘했습니다. 당시 프란치스코회는 창립자의 가난과 단순함을 지키려는 엄격파와 학문과 사목을 중시하는 온건파 사이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보나벤투라는 프란치스코의 정신을 충실히 보존하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회를 통합하고 발전시켰습니다. 그는 성 프란치스코의 공식 전기를 집필하여 창립자의 영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고, 이는 프란치스코 영성의 정전이 되었습니다.

성 보나벤투라의 영성 신학과 프란치스코 영성의 꽃

사랑의 신학과 정감적 영성의 핵심

보나벤투라 신학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랑을 중심에 둔다는 점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이성과 지성을 강조했다면, 보나벤투라는 의지와 사랑을 더 우선시했습니다. 그에게 신학은 단순히 하느님에 관한 지식이 아니라 하느님을 사랑하고 체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지성만으로는 하느님께 도달할 수 없으며, 사랑이 있어야만 진정한 합일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보나벤투라의 영성 신학은 정감적이고 체험적인 특성을 지닙니다. 그는 하느님을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만나고 사랑할 수 있는 분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당시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철학적으로 흐르던 일부 스콜라 신학에 대한 건강한 균형추 역할을 했습니다.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하느님께 이르는 영혼의 여정"은 인간이 어떻게 단계적으로 하느님께 나아가는지를 아름답고 시적인 언어로 묘사합니다. 이 작품은 라 베르나 산에서 성 프란치스코가 오상을 받은 장소를 방문한 후 쓴 것으로, 영적 여정의 여섯 단계를 설명합니다. 보나벤투라는 사랑 없는 지식은 공허하며, 하느님을 아는 것은 곧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영성과 십자가의 신학

보나벤투라 영성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그에게 그리스도는 단순히 구원의 중재자가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중심이며, 역사의 의미이고, 영적 여정의 시작과 끝입니다. 그는 그리스도론을 통해 신학 전체를 조망했으며, 특히 강생과 십자가의 신비를 깊이 묵상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강생의 신비는 보나벤투라에게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겸손을 보여주는 최고의 증거였습니다. 그는 베들레헴의 구유에서 갈바리아의 십자가까지 그리스도의 전 생애가 사랑의 교과서라고 보았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는 보나벤투라 영성의 절정입니다. 성 프란치스코가 라 베르나 산에서 받은 오상 체험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와의 완전한 일치를 상징합니다. 보나벤투라는 진정한 영적 여정은 십자가를 통과해야만 완성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고통받고 죽는 것, 즉 자기 비움과 겸손을 통해서만 부활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십자가의 신학은 프란치스코 영성의 핵심 특징이 되었으며, 고통과 시련을 신앙적으로 받아들이는 영성적 토대를 제공했습니다.

피조물을 통한 하느님 인식과 우주적 영성

보나벤투라의 영성 신학에서 매우 독특하고 현대적인 요소는 피조물에 대한 긍정적 태도입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전통을 따라 그는 모든 피조물이 창조주를 반영하는 거울이자 흔적이며 상징이라고 보았습니다. 그의 저서 "하느님께 이르는 영혼의 여정"에서 첫 두 단계는 바로 피조물을 통해 하느님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외적 감각으로 지각되는 피조물의 아름다움과 질서는 창조주의 지혜와 선하심을 드러냅니다. 보나벤투라는 우주를 하느님의 책으로 보았습니다. 성경이 문자로 쓰인 책이라면, 우주는 피조물이라는 글자로 쓰인 책입니다. 태양과 달, 별과 산, 새와 물고기, 모든 것이 창조주를 찬미하며 그분을 가리킵니다. 이러한 관점은 프란치스코의 "태양의 찬가"와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생태 영성의 선구자적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는 인간이 피조물을 지배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창조주를 찬미하는 형제자매로 보았습니다. 이러한 우주적 형제애는 오늘날 환경 위기 시대에 매우 중요한 영적 통찰을 제공합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바로 이러한 프란치스코 전통의 생태 영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영적 여정의 여섯 단계와 신비적 합일

보나벤투라는 하느님께 이르는 영혼의 여정을 여섯 단계로 체계화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는 피조물을 통해 하느님을 관상하는 단계입니다. 외적 감각으로 지각되는 세계의 아름다움에서 창조주의 흔적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 피조물 안에서 하느님의 모상을 인식합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단계는 자기 영혼 안으로 들어가는 단계입니다. 인간 영혼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기에 자신의 내면을 성찰함으로써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억, 지성, 의지라는 영혼의 세 능력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반영합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단계는 하느님 자체를 관상하는 단계입니다. 피조물과 영혼을 넘어서서 하느님의 존재 자체, 하느님의 선하심과 사랑을 직접 관상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철학적 사유를 넘어 신비적 체험의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마지막으로 보나벤투라는 일곱 번째 단계를 암시하는데, 이는 황홀경 속에서 하느님과 완전히 일치하는 단계입니다. 이것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와의 완전한 합일이며, 성 프란치스코의 오상 체험이 그 모범입니다. 이러한 단계적 영적 여정은 수많은 영성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가톨릭 영성 신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보나벤투라 영성의 현대적 의의와 영향

성 보나벤투라는 1482년 시스토 4세 교황에 의해 교회박사로 선포되었으며, "세라핌 박사"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이는 그의 신학이 불타는 사랑으로 가득 차 있음을 상징합니다. 그의 영성 신학은 중세를 넘어 현대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첫째, 보나벤투라는 신학이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영적 체험과 결합되어야 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날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신학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그의 정감적이고 체험적인 신학은 균형을 제공합니다. 둘째, 그의 피조물 신학과 우주적 영성은 생태 위기 시대에 중요한 영적 자원입니다.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 모든 피조물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추구하는 그의 사상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영적 기초를 제공합니다. 셋째, 그리스도 중심의 영성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을 상기시킵니다. 복잡한 신학 논쟁과 제도적 관심사들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관계가 신앙의 핵심임을 강조합니다. 넷째, 사랑의 신학은 종교가 단순한 도덕 규범이나 철학 체계가 아니라 하느님과의 사랑의 관계임을 일깨웁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톨릭 교회는 보나벤투라의 영성 전통을 재발견하고 있으며, 특히 프란치스코회는 창립자들의 영성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건 연대표

연도 역사적 사건 의의
1182년 성 프란치스코 탄생 프란치스코 영성 전통의 시작
1209년 프란치스코회 창립 청빈과 복음적 삶의 수도회 시작
1221년 보나벤투라 탄생 이탈리아 바뇨레조에서 출생
1224년 성 프란치스코 오상 체험 라 베르나 산에서 십자가 그리스도와 일치
1226년 성 프란치스코 선종 프란치스코 영성의 창립자 선종
1228년 성 프란치스코 시성 교회의 공식적 성인 인정
1243년 보나벤투라 프란치스코회 입회 프란치스코 영성의 정통 계승자로 성장
1253년 파리 대학 신학 박사 학위 취득 토마스 아퀴나스와 함께 박사 학위 수여
1257년 프란치스코회 총장 선출 36세의 젊은 나이에 총장직 수락
1259년 라 베르나 산 순례 영적 깨달음과 저술 영감 획득
1259년 하느님께 이르는 영혼의 여정 집필 프란치스코 영성 신학의 대표 저서
1260-1263년 성 프란치스코 대전기 집필 창립자의 공식 전기 완성
1273년 추기경 서임 교회 지도자로서의 역할 확대
1274년 리옹 공의회 참석 중 선종 동서 교회 일치를 위한 공의회 참석 중 선종
1482년 교회박사 선포 시스토 4세 교황에 의해 세라핌 박사로 선포
1588년 시성 식스토 5세 교황에 의해 성인품에 오름

참고문헌 및 참고자료

  • 성 보나벤투라, 『하느님께 이르는 영혼의 여정』, 분도출판사, 2008
  • 성 보나벤투라, 『그리스도의 생애에 관한 묵상』, 가톨릭출판사, 2015
  • 에티엔 질송, 『보나벤투라의 철학』, 누멘, 2012
  • 자카리 헤이스, 『보나벤투라 신비신학의 숨겨진 중심』, 분도출판사, 2005
  • 한국가톨릭대사전편찬위원회, 『한국가톨릭대사전』, 한국교회사연구소
  • 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공식 웹사이트 (www.ofm.or.kr) - 프란치스코 영성 자료
  • 바티칸 공식 웹사이트 (www.vatican.va) - 교회박사 문헌
  • 토마스 모튼, 『프란치스코 영성의 위대한 전통』, 성바오로, 2010
  • 이냐시오 라라냐가, 『프란치스코 영성의 깊이』, 바오로딸, 2018
  • 교황 프란치스코, 회칙 『찬미받으소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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