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64 1868년 오페르트 도굴사건 – 조선 후기의 국제 갈등사 1868년 5월, 조선 후기 역사에서 가장 기괴하면서도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가 발생했습니다. 독일 상인 에른스트 야콥 오페르트(Ernst Jacob Oppert)가 주도한 대원군 부친 남연군 묘 도굴 시도 사건은 단순한 범죄행위를 넘어서 19세기 동아시아의 복잡한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조선의 완고한 쇄국정책과 서구 열강의 강압적 개방 요구가 충돌하면서 빚어진 극단적 결과물로, 당시 조선이 직면했던 국제적 시련과 도전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오페르트 도굴사건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19세기 중엽 동아시아의 국제정세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중국이 서구 열강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동아시아 전체가 급격한 변화의 소용.. 2025. 9. 9. 한국 최초의 추기경, 김수환 스테파노 – 사랑과 정의를 실천한 목자 20세기 한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종교지도자 중 한 명인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1922-2009)은 단순히 종교적 지도자를 넘어 사회 정의와 인권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위대한 인물입니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군사독재시대를 거쳐 민주화까지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수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한국 가톨릭교회의 초석을 다진 그의 삶을 통해 신앙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김수환 추기경의 삶은 그 자체로 20세기 한국사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22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보인 탁월한 학업 능력과 깊은 신앙심은 그를 자연스럽게 성직자의 길로 이끌었으며, 1951년 사제서품을 받으며 본격적인 목자로서의 여정을 시작하.. 2025. 9. 9. 성 베르나르도: "꿀 흐르는 박사" - 사랑의 신비주의로 중세를 이끈 위대한 영성가 12세기, 타락한 수도원을 개혁하고 십자군을 이끌며 교황까지 좌우한 한 수도사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부르군드 귀족에서 시토회 수도사로1090년 프랑스 부르군드 지역 퐁텐에서 태어난 베르나르도는 7남매 중 셋째로, 부유한 기사 가문의 아들이었어요. 어머니 알레트는 매우 경건한 여인으로 베르나르도의 신앙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답니다. 어린 시절부터 베르나르도는 학문에 뛰어났고, 특히 라틴어와 수사학에서 천재적 재능을 보였어요.1113년, 22세의 베르나르도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어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그는 깊은 영적 위기를 겪었는데, 바로 이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강렬히 체험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가 혼자만 수도원에 들어간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의 설득력 넘치는 말로 4명의 형제들과 삼촌, 그리.. 2025. 9. 9. 베드로의 깨달음과 ‘쿼바디스’ — 오늘 우리에게 묻는 질문 본문: 마태 16,13–20 · 작성일: 2025-09-08 · 카테고리: 성경과 역사“Quo Vadis, Domine?” — 베드로의 신앙을 시험한 길 위의 만남목차복음의 핵심: “당신은 그리스도이십니다”베드로의 여정: 고백과 흔들림‘쿼바디스’ 전승: 로마로 되돌아가는 길오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묵상과 적용 질문맺음말1) 복음의 핵심 — “당신은 그리스도이십니다”연중 제23주일 복음(마태 16,13–20)은 가이사리아 필리피에서 일어난 베드로의 신앙 고백을 전합니다. 예수님은 먼저 세상의 평가를 물으시고, 이어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그때 베드로는 분명히 고백합니다.“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시며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이 고백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은총으로 열린 눈이 본 바를 삶의 방향으로 선.. 2025. 9. 8. 성 토마스 아퀴나스 - 시련을 극복한 중세 최고의 신학자 수많은 반대와 논쟁을 이겨내며 가톨릭 신학의 거대한 기둥을 세운 위대한 성인 13세기, 격변의 시대에 태어난 천재1225년경 이탈리아 남부 아퀴노 근처 로카세카 성에서 태어난 토마스 아퀴나스는 처음부터 순탄한 삶을 살지 못했어요. 당시는 십자군 전쟁이 한창이었고, 교황과 황제 간의 권력 다툼이 치열했던 시대였죠. 토마스의 아버지 란돌프 백작은 신성로마제국의 충실한 신하였는데, 아들이 도미니코회에 입회하려 하자 격렬하게 반대했습니다.특히 토마스가 19세에 도미니코회에 입회했을 때, 가족들의 반대는 극에 달했어요. 형들은 심지어 토마스를 납치해서 몬테산조반니 성에 1년간 감금하기까지 했답니다. 가족들은 토마스가 베네딕토회 수도원장이 되어 가문의 영광을 높이기를 원했는데, 가난과 청빈을 서원하는 탁발수도회인 .. 2025. 9. 8. 히브리어, 아람어, 헬라어, 라틴어 – 초기 성경 언어의 네 가지 축 하느님의 말씀이 인간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네 가지 언어가 특별한 역할을 했습니다. 히브리어, 아람어, 헬라어, 라틴어 – 이 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를 넘어서 구원사의 핵심적 매개체였죠. 히브리어: 하느님의 선택받은 언어구약성경의 대부분을 기록한 히브리어는 '성스러운 언어'(Lashon HaKodesh)라고 불립니다. 기원전 10세기경부터 본격적으로 문자 기록이 시작된 이 언어는 아브라함부터 시작된 하느님의 계약이 구체적으로 표현된 최초의 언어예요. 창세기부터 말라키까지, 구약의 핵심 메시지들이 모두 이 언어로 기록되었죠.히브리어의 특징 중 하나는 그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표현력입니다. 예를 들어 창세기 1장 1절의 "베레시트 바라 엘로힘"(In the beginning God created).. 2025. 9. 7.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4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