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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전승4

성경 전승 속에서 본 언어와 권력: 하느님 말씀을 둘러싼 2천 년의 역학 언어의 선택, 신성한 지식의 경계를 정하다성경의 역사는 언어의 역사입니다. 구약성경은 주로 히브리어로 기록되었고, 일부는 아람어로 쓰였습니다. 이 언어들은 이스라엘 민족의 언어였으며, 동시에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백성과 소통하시는 신성한 언어였습니다. 그러나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유배 이후, 많은 유대인들이 히브리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영향으로 아람어와 그리스어가 확산되면서, 성경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점차 제한되었습니다. 회당에서 성경이 낭독될 때, 히브리어 본문 다음에 아람어 타르굼이라는 번역과 해설이 뒤따랐습니다. 이는 평신도들이 성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랍비들이 해석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가.. 2025. 11. 16.
동방 교회의 성경 전승과 70인역의 지속성 동방 교회의 성경 전승은 서방 천주교회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역사적 맥락과 신학적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70인역(세프투아진타, Septuagint)으로 알려진 그리스어 구약성경의 지속적 사용은 동방 교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전승의 연속성은 단순한 언어적 선택을 넘어서, 동방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신학적 사고와 전례적 실천에 깊은 영향을 미쳐왔습니다.70인역 성경의 기원은 기원전 3세기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으로 그리스어를 사용하던 디아스포라 유대인 공동체를 위해 히브리어 성경을 그리스어로 번역한 것이 바로 70인역의 시작이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72명의 유대 학자들이 72일 동안 독립적으로 번역 작업을 진행했음에도 완전히 동.. 2025. 9. 17.
사해사본과 초기 성경 전승의 역사적 비교 연구 20세기 최대의 고고학적 발견: 사해사본의 출현1947년 봄, 베두인 목동이 우연히 발견한 사해사본(Dead Sea Scrolls)은 20세기 성경학과 고고학계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사해 서안 쿰란 지역의 11개 동굴에서 발견된 약 900여 점의 사본들은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의 기간에 작성된 것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성경 사본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발견은 그동안 학자들이 의존해왔던 중세 마소라 본문보다 1000년 이상 앞선 시대의 성경 텍스트를 제공함으로써, 성경 전승사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습니다.쿰란 사본들 중에는 이사야서 완전본(1QIsaᵃ)을 비롯하여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시편, 하바쿡서 등 구약 성경의 거의 모든 권이 포.. 2025. 9. 15.
유대교와 기독교 성경 전승의 차이: 수많은 시련을 이겨낸 신앙 전통의 분화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좌우에 날 선 그 어떤 칼보다도 예리하다" (히브 4,12)인류 종교사에서 유대교와 기독교의 성경 전승 차이는 단순한 종교적 견해 차이를 넘어 세계사적 의미를 지닌 중대한 분기점입니다. 이 차이는 로마 제국의 박해,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 디아스포라의 고난 등 수많은 시련을 겪으며 형성되었습니다. 천주교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전승의 분화는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진리를 보존하고 전수하려는 신앙 공동체들의 숭고한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초기 그리스도교 교부들과 유대교 랍비들이 각각 자신들의 신앙 전통을 지키기 위해 보인 헌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성경 정경의 확정 과정은 단순히 종교적 결정이 아니라 당시의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 2025.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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